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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일상

학폭 소송 불출석 패소 권경애 변호사 사태의 본질과 피해자 중심의 학폭 해결을 위한 노력

by 헤이조이2023 202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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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기다린 학폭 소송 물거품-SBS 나이트라인 캡처

학교폭력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박주원 양의 유족을 대리하여 학폭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던 권경애 변호사가 학교폭력 손해배상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모두 불출석하여 소 취하로 패소하게 되었고, 이러한 사실도 원고인 유족에게 5개월 동안이나 숨겨왔던 사실이 보도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유족이 8년간 힘들게 이어온 학폭 소송은 권경애 변호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가해자들에게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어 피해자와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상황에 여론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시교육청 등 관련 기관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들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권 변호사의 소송 불출석 사태는 어느 한 변호사의 무책임하고 불성실 행위를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에 그치지 말고 사태의 본질인 학교 폭력에 대한 올바른 해결과 처리로 귀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권 변호사에 대한 비난과 책임에 치우지지 말고 이번 사태의 본질인 고 박주원 양의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과 가해자들의 사죄와 처벌에 방점을 두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학교 폭력에 대한 근절 대책과 예방책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장치 마련의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논의는 가해학생의 가중 처벌과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피해학생을 신속하게 격리 보호하고 심리 치료와 상담을 우선하는 피해자 중심의 방향으로 논의되어야 합니다.
고 박주원 양의 안타깝고 짧은 생이 유족과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변화의 울림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 그리고 승소 판결 못지않은 대응 조치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련한 딸을 가슴속에 고이 간직하고 주원이에게 떳떳한 어머니가 되고자 힘들고 고된 하루를 굳건히 시작하는 어머니의 한 맺힌 슬픔과 고통을 다 같이 이해하고 보듬어 살펴드리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포스팅에 앞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박주원 양과 어머니 이기철 님께 마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1. 고 박주원 양의 학교 폭력 요약

 1) 사이버폭력, 집단따돌림, 폭행 등 사건 내용 요약

고 박주원 양은 2012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진성여중에서 1학년 1학기부터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같은 학교 학생 A양은 페이스북에 주원 양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인근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동창생 B도 비슷한 시기에 카카오톡 단체방에 주원 양을 초대해 당사자와 가족과 관련한 모욕을 했습니다. 주원 양은 어느 날 물벼락을 맞아 온몸이 젖은 채 집에 돌아오기도 했고, 학원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에 학교를 찾은 주원 양의 어머니인 이기철 씨에게 담임교사 등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가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에서 감당이 안 된다.”며 주원 양을 전학 보낼 것을 권유하였다고 합니다. 그해 연말 주원 양이 인천의 한 중학교로 전학 가기 전까지 진성여중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15년 3월 서울 은광여고로 전학 온 주원 양은 또다시 가해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주원 양은 “엄마, 나 중학교에서 A가 아무도 내 주변에 못 오게 했잖아. 여기서도 아무도 내 주변에 오지 않아. 중학생 때엔 버텼지만 이번엔 아무 기운이 생기질 않는다.”라고 처지를 비관하다가 그 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했고, 30일 넘게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2) 학교폭력의 처리 결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3.04.06)에 출연한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인 이기철 씨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 측의 처리

진선여중에서 학교 폭력을 당하였으나 진선여중에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가해자인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도 감당이 되지 않는다. 저런 아이들은 건드려봐야 더 큰 복수와 보복이 오고 감당이 안된다.'라며 학교 측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피해자인 주원 양에게 전학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2) 학교 폭력에 대한 경찰의 처리

이기철 씨는 학교 폭력 사건을 고소하려고 하였으나, 주원 양과 여성청소년계 담당자와 면담 후 주원 양은 고소할 경우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3) 투신자살 후 경찰과 학교 측의 조사 결과

은광여고는 주원 양이 중환자실에 있을 당시 어머니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학교폭력위원회가 열어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니까 그 결과를 보고 얘기하자'라며 끝나버렸다고 합니다. 그 후 경찰이 은광여고를 압수수색하였고 학폭위가 한 번 더 열렸다고 합니다. 담당 경찰은 '의심이 가는 아이는 있는데 물리적인 폭력을 찾지를 못해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물리적인 폭력은 경찰 쪽에서 처리를 하고 나머지는 학교가 알아서 해야 되는 겁니다.'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경찰과 학교의 조사를 하였으나 결론은 '피해자 없음, 가해자 없음'으로 종결되었습니다.

  (4) 서울시교육청에 재심 청구

이기철 씨는 서울시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실질적인 지원이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고 오히려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하고 자기 방어에 급급하였다고 합니다.

  (5) 손해배상 소 제기 

이기철 씨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상대로 2016년 8월 권경애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소송의 결과

2016년 8월에 제기한 소송은 1심(2022년 2월에 판결)에서는 가해 학생 아버지 1명만 5억 원을 배상하라는 일부승소 판결이 나왔으며,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하였습니다. 그러나 권 변호사가 2022년 9월, 10월, 11월에 열린 항소심 기일에 모두 불출석하여 항소 취하로 간주되어 패소가 확정되어  유족은 다시 재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즉 1심에서 유족이 승소했던 사건은 가해자인 상대방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2심에서 패소로 소송결과가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또한 1심 재판부는 소송 비용을 모두 원고인 유족에게 부담시켜 피고 측의 소송 비용까지도 모두 부담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68조는 2회 쌍불을 내면 소송을 계속 진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며, 1개월 내에 기일 지정 신청이 없거나 기일 지정 신청을 했더라도 또 쌍불을 낸 경우에는 1심의 경우 소 취하를 한 것으로, 항소심의 경우 항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심에서 원고와 피고가 모두 쌍방불출석(원고와 피고 양측이 모두 재판을 진행할 의사가 없어서 취하하는 행위의 일종) 취하된 경우에는 소멸 시효 기간 도과 같은 문제가 없다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으나, 항소심에서 쌍불 취하된 경우에는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다시 소나 항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권 변호사는 본인의 불출석으로 패소한 사실도 원고인 유족에게 5개월 동안이나 숨겨왔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3. 권경애 변호사

 1) 경력

권경애 변호사는 1965년 2월 27일 서울 출생으로, 1995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사법연수원을 33기로 수료하였습니다. 법무법인 해미르는 권변호사가 해미르 소속이었으나 4월 6일 탈퇴했다고 밝혔습니다.

 2) 주요 활동 뉴스자료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활동
권경애 변호사는 과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과 미디어법에 반대하였고, 국가보안법 수사 중단 촉구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에도 두 차례 이름을 올렸으나 2020년 민변에서 탈퇴하였습니다.
 - 조국흑서 공동저자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하는 '조국 흑서'(2020)의 공동저자이며, 문재인정부를 파시즘과 비교하여 비판하는 내용의 '무법의 시간'(2021)을 출간하였습니다.
 - 선후포럼 발족과 활동
2021년 9월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포럼을 뜻하는 '선후포럼'을 진중권 전 교수, 금태섭 전 의원과 함께 발족하여 활동하였습니다.
  - 천안함 피격 사건 실언과 사과
과거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하여, 2010년 9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의 천안함 종합보고서에 대한 각계 전문가 긴급토론회'에 참석하여 "천안함 피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은 강요된 이데올로기이며, 최원일 함장은 사형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가 입장을 번복하고 함장과 생존자에게 공개 사과하였습니다. 
- 언론 인터뷰를 통한 정치 평론 활동
각종 언론과 인터뷰 그리고 본인의 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 평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과 관련하여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기도 하였습니다

 

4. 불출석 패소 사태의 사회적 파장

 1) 언론 보도와 권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공분

한겨레의  '유족 8년 견딘 학폭 소송, 권경애 변호사 불출석에 허망한 종결'보도(2023.04.05) 이후 이기철 씨가 페이스북에 사건의 내용을 게시하였습니다. 이기철 씨가 그동안 청소 노동자로 일하면서 어렵게 8년이란 시간 동안 재판에 임해오고 있었던 안타까운 사정까지 알려지게 되면서 논란의 정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2)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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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소송 불출석 패소 이기철 씨 인터뷰 -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캡처

언론 보도 이후 이기철 님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주원 양의 학교 폭력에 대한 학교, 교육청, 경찰 등에 대한 처리 결과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 패소에 대한 사실관계와 심경도 밝혔습니다.
본 프로그램에서 노윤호 학교폭력 전문변호사는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한 사유에 대하여 의도적인 불출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유는 법원에서 재판 기일이 잡히면 문자와 메일로 변호사에게 확인 통지를 하므로 날짜를 잘 못 적었다는 사유는 납득할 수 없으며, 변호사가 직접 출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다른 법률대리인이 대신 출석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변호사 본인이 몸이 아파 불출석하였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과실에 의해서 소가 지금 취하된 상황이므로 권 변호사가 손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진정하면 성실의무 위반으로 제명까지도 징계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3) 대한변호사협회 직권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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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 권경애 변호사 징계 조사 착수 - SBS 8시뉴스 캡처

SBS 8시 뉴스(2023.04.06)에 따르면 4월 6일 대한변호사협회가 권경애 변호사의 불성실 변론과 관련해 징계절차를 준비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대한변협은 “본 사안을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협회장이 직권으로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표한다”라고 전했습니다. 

  4) 서울시교육청의 소송비용청구 취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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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소송 비용 회수 포기 검토 - SBS 8시 뉴스 캠처

SBS 8시 뉴스(2023.04.06)에 따르면 4월 6일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이 소송비용 회수 포기 조항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적극적·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기획조정실장 등 9명 이내의 위원이 참여하는 소송 심의회를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체 소송사무처리규칙에 따라 소송비용 1천300만 원을 법원에 신청했으나,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대리인 불찰로 패소한 상황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계속되며 소송비용을 청구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자 기존 입장을 변경하였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을 제외한 나머지 소송 상대방들은 유족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할 가능성은 있는 상황입니다.

 5)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보 요청

2015년 학교폭력을 당한 뒤 사망한 고 박주원(사망 당시 16살) 양의 사연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다뤄질 예정으로 현재 당시의 관련자들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기철 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딸을 지독하게 괴롭히고 방관하고 아직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는 이들의 죄를 묻고 피맺힌 한을 풀고 싶다. 강남 학교폭력은 타 지역과 큰 차이점이 있다. 죄를 묻기 쉬운 물리적 폭력보다 정신적 가해로 영혼을 지속해서 짓밟아 사람을 죽이며 타 지역 학교폭력은 영혼이 순수한 아이들이 증언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리기도 하지만 강남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닦아놓은 길만 걷고 부모의 조력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아이들이 많아 옆에서 벌어진 폭력을 알고 있어도 자신의 의지로 잘 나서주지도 않는다. 한 생명이 오랜 기간 고통스럽게 지내다 세상을 버렸고 학교도 교육청도 경찰도 올바른 처사를 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그때는 미성년이었으나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니 말해달라. 제 딸이 당한 모든 폭력을 제보해 주길 엎드려서 빈다."라고 적었습니다.

 6) 권경애 변호사의 최근 행보

  (1) 일방적 합의각서 제출과 잠적

유족 측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9천만 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주원 양의 어머니는 "권 변호사에게 사과문을 써 달라고 했더니 못 쓴다며 외부에 알리지도 말아 달라고 했다"며 사과 요구를 거절하면서 권 변호사가 한 줄짜리 각서를 썼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9천만 원은 유족의 의사와 관련 없이 권 변호사가 임의로 정한 금액이라고 하였습니다

  (2) 로펌 탈퇴

권 변호사가 소속되어 있던 법무법인 해미르는 4월 6일 '권 변호사가 4월 6일 자로 해미르에서 탈퇴했다, '고 밝혔습니다. 유족은 권 변호사와 권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언론 인터뷰와 해명

권 변호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피해자 유족과 유족 대리인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잠적한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MBC와의 인터뷰에서도 "죄송하다"라고 사과하면서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7) 재판 단합 뒷거래 의혹 제기와 수사 요청

불출석 소 취하 사태가 벌어지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권 변호사는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정치 평론을 강하게 주장하였으며 본인의 SNS를 통해서 꾸준한 정치 평론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가 유족의 사정은 신경 쓰지도 않고 본인의 일에만 관심을 갖은것 아닌가 또는 가해자 측과 담합한 것이 아니냐 하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수사 요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 사태의 본질과 해결

 1) 학교 폭력 소송의 피해자 중심의 해결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 패소 사태의 본질은 변호사 개인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학교폭력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학교, 교육청, 경찰 등의 소극적이고 미흡했던 종결 처리와 이로 인한 소송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망의 인관관계를 밝혀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나아가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구하는 것입니다.
변호사로의 불성실한 사건 수임에 대한 징계와 손해배상책임은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정치적 성향과 진영논리로 권 변호사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학폭 소송이라는 본질이 당파와 진영의 측면의 논란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불출석 패소로 마무리된 학교 폭력 소송에 대한 구제방안이 논의되어야 하며 법정에서 다시 한번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2) 불성실한 사건 수임에 대한 의혹 규명

권 변호사의 소송에 불출석한 이유와 진실도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법원의 기일 고지와 확인 통보 및 다른 법률대리인의 출석 제도 등을 고려해 보면 고의적으로 불참석하여 패소를 의도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합니다. 또한 5개월간 불출석 소 취하(패소)한 사실도 유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일부에서는 권 변호사가 피고(가해자)측으로부터 암암리에 뒷돈을 받고 회유되어 고의로 재심이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1심에서 일부 승소를 받아낸 뒤 항소심에서 세 번이나 불출석한 것은 고의적으로 패소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1심에서도 두 번이나 불출석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다른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3) 피해자 보호 중심의 신속한 학교폭력 대응 프로그램의 구축 실시

학교 폭력 가해자의 학생부 기록 보존의 연장 방안이 국민의힘과 정부에서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 보호보다 가해자 처벌에 중점을 둔 정책으로 현재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지원 대책이 우선 논의되고 시행되어야 합니다.

지금도 학교 폭력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가해학생의 학생부 기록을 정시까지 또는 취업 시까지 연장하게 될 경우에는 가해학생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학교폭력 행위를 부인하며 끝장 소송을 하게 될 것입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까지의 시간 동안 재판은 계속 진행될 것이므로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을 회피수단으로 소송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 폭력으로 판정되어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강제 전학 처분 징계가 내려질 경우에도 가해자 측에서 행정심판이나 강제전학 집행정지 신청, 행정소송 등으로 시간을 끌게 되면 졸업할 때까지 학생부가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대학입시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내어 신고를 하더라도 가해 학생들과 즉시 분리되거나 피해 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피해 사실을 SNS 등에 올려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려고 할 경우에도 가해자 측에서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오히려 역으로 고소당하게 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피해 학생들은 학교 폭력에 침묵하거나 피해자가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학교 폭력 사건을 담당하게 되어 가해학생을 분리시키거나 지도할 경우 가해학생의 부모로부터 낙인효과와 학습권 침해 등의 많은 민원에 시달리고 있으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교사로서의 재량권이나 권한이 없으며 관련 프로그램도 없는 상황입니다.
학교폭력의 해결은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과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가중된 처벌과 불이익을 주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치료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보호받을 수 있고 개인별로 구체적인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합니다.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유형, 무형의 학교 폭력행위에 대한 진술 확보하여 증거로 인정되어야 하며, 이는 소송과정에서 학교 폭력 행위와 피해자의 정신적 신체적 피해와의 인과관계 인정에도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도와 거리가 있는 현재의 학교 폭력 해결 과정을 피해자 중심에서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운영시스템을 개선하여야 합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가해자들의 민원에 대하여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글로리 드라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순신 아들, 황영웅 등 많은 사례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해결 과제로 당면한 학교 폭력은 이번 권 변호사의 불출석 패소 사태를 계기로 피해자 보호 중심의 관점에서 해결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권경애 변호사의 불출석 패소 사태가 고 박주원 양과 유족들을 위로하고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여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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